서울역사박물관 서울기획연구 『서울도시기본계획'66: 현대서울을 만든 공간각본』 연구성과발표회가 2026년 2월 24일에 있었다.

서울역사박물관 덕후를 자처한지 1N년, 그간 덕후로서 역박에서 만드는 전시와 연구의 결과물들을 접했다면,
이번 발표회는 공식적인 연구진의 해설과 박물관이 하고 있는 고민을 듣는 자리이자, 어떻게 박물관이 하나의 연구 인프라를 만들어가는지를 조금은 가까이에서 보게 된 자리였다. 연구보고서와 발표 내용 자체의 깊이와 밀도가 좋았던 것은 물론이고. 어떻게 연구가 기획되고, 진행되고, 연구진들에게 어떤 고민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연구의 결과가 전시로 어떻게 풀어내고자 하는지, 연구에서 전시로 가는 초반 과정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 알리고, 의견을 듣고, 만들어가고자 하는지. 공개된 자리로 열려 들을 수 있었다는 것.
연구 내용 발표는 연구보고서의 구성과 동일한 제목으로, 1장-6장 순서로 이어졌다.
본격 연구 내용에 대한 발표가 진행되기 전,
전체 진행을 맡으신 정수인 학예연구사님의 이 연구의 시작과 전시 추진에 대한 개관 설명이 있었다.
· 연구- 서울도시기본계획 '66 수립 60주년 기념 전시를 위한 사전 연구. 연구기간 2025년 3월-10월, 210일.
· 전시- 서울도시기본계획'66 수립 60주년 기념 전시. 1966년 <8.15도시계획전시회> 개최일 반영. 전시 2026년 8월14일-11월 8일.

이 연구의 시작은 2년 전으로 거슬러 가는데, 당시 가졌던 문제 의식이 서울도시기본계획이 곧 60주년이 되어 감에도 한번도 조명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물관에 연구를 제안하였고, 2025년에는 담당자로 연구에 참여, 2026년 올해는 전시까지 추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연구와 전시를 한 분이 일관되게 이끄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모여 서울을 얘기하자."
서울을 이야기하는 판을 만들어보자는.
아마 그래서, 박물관에서도 처음 시도하는, 연구성과 발표회라는 형태의 자리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연구 보고서를 훑어 보긴 했지만, 역시 연구자 선생님들의 호흡과 언어로 들을 때 어떤 맥락의 이야기인지 이해도가 한 차원 올라간 것 같다.
보고서의 형태로만 전달되는 것과, 재구성된 슬라이드와 육성 발표를 집중도 높은 교육실 환경속에서 듣는 것은 아무래도 다르니까.
아래는 발표 순서대로 메모한 것들로,
내 의식의 흐름에 따라 개조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발표는 책의 구성과 동일한 제목으로, 1장은 서울도시기본계획의 과제:근대화와 정체성, 2장은 6.25전쟁 후 수도 서울의 꿈, 3장은 서울도시기본계획의 수립과정, 4장은 서울도시기본계획'66의 영향과 유산, 5장은 8.15도시계획 전시회와 서울시의 전략, 6장은 공보선전과 서울의 도시이미지 만들기 순으로 진행되었다.
1장. 김기호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 66년 서울도시기본계획의 전반적인 상황, 조건들을 살펴봄.
- 1936년 확장된 경성부 범위까지는 도시계획이 있지만, 1949년 확장, 1963년 확장된 범위엔 도시계획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 상황.
- 1963년 서울은, 면적을 크게 넓혔지만, 계획이 없던 상황으로, 서울이 선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모였음.
- 법적, 행정적으론 1962년도 도시계획법의 제정과, 서울시 도시계획국 설치가 중요.
- 가장 먼저 마스터플랜이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 그룹의 강조.
- 66년도 박정희의 연두 교서에서 획기적인 이정표로 기록될 역사적인 1년이라는 평가. 1차경제개발5개년계획이 좋은 성과를 얻은 상황이었음.
- (국가단위) 박정희의 고속도로건설, (서울시)김현옥의 도시내교통 혁명.
- 서울시가 상당히 선도적으로 도시계획 관련 간행물을 만듦.
- 66년도 도시계획전시회는 사상 초유의 전시회라고 할 수 있음.
- 전시회 중 박병주의 새서울계획은 삼권이 분권을 한 모양새로, 독립성을 확보하고, 독자성을 확보하고, 서로간의 협력을 하는 구도속에서 만들어진 계획.
- 이 계획은 그보다 10년전쯤 만들어진 브라질리아 동서상징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계획이며, 당시 전시에 브라질리아에 대한 계획도 포함되었다고 함.
- 마무리로,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의 수도만들기는 진행 중.
2장. 엄운진 (건축공간연구원 부연구위원)
- 연구 과정에서 66년은 50년대의 어떤 영향속에서 66년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음.
- 그런데 50년대는 자료가 정말 없음. 도시계획이라는 관점에서 신문기사들을 보다보면,
52년에 서울도시계획서라는것이 발표, 배포되었다는 기사는 있는데 아직까지 찾진 못함. 내무부 고시로 고시된 것도 있음.
- 서울과 국토계획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이슈가 있음. 국토계획은 국토계획학회가, 서울은 서울도시계획위원회가 주로 했음.
- 그리고 이런 계획의 주요 인물로는 주원 등이 있음
- 도시계획을 하는 사람들이 행정가인가? 계획가인가? 하는 이슈.
- 대한지방공제회같은 공무원 조직이 영향이 있기도 했었음 -> 주체에 대한 문제.
- 책의 부록 소개.
3장. 강난형 (아키텍토닉스 대표, 연구책임)
- 이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되는 과정에 수많은 아카이브, 자료들이 있었음
- 3장의 고민은
○ 왜 서울이 북쪽이 아닌 남쪽으로 확장이었나
○ 어떤 주요인물과 생산도시라는 비전이 있었는가? 에 대한 질문.
- 수립과정에 대해서 많은 아카이브에 기대어 검토하게 됨. 최종 원고에는 실리지 않은 더많은 아카이브 자료들이 있었음.
- 66년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부터 도시계획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음.
- 해외 전문가들 자문도 있고, 전시 관련 자료도 있고.
- 그 중에서 집중했던 것이 도시계획위원회 회의자료, 국정감사 자료들을 중심으로 연구를 구성하고, 자료를 꾸렸음.
- 크게 4가지파트
○ 수도 서울의 주권적 구상
○ 생산도시로의 재편 (많은 보고서들이 이 관점에서 이야기함.)
○ 도시공간의 현실적 조건
○ 도시계획: 공간의 재배치
- 이미 있었던 도시 서울의 모습이 현실적인 조건. 그 조건 속에서 바라보는. 수립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음.
- 수립과정 초기 서울도시계획위원회의 정체성-테크노라트들의 경험 누적.
- 60년대는 50년대와 다르게 법제적 기반이 갖춰지는 것이 다른 성격. (1962년 도시계획법 등)
- 서울마스터플랜 설명서. 1962년 중요. 마스터플랜이라는 용어가 적극적으로 등장.
○ 한강이남 지역의 확장을 하기 때문에 마스터플랜 필요했음.
○ 62년. 역시 법은 중요하다….. 법을 이해하고. 제도를 이해하고. 예산이 쓰이고.
- 건설부에서 만들어지는 광역적 도시계획적 안이 유예되는 동안,서울시는 적극적으로 한강이남의 토지이용계획이라던지, 가로망 계획이라던지 이런 계획을 세우고 있었음.
4장. 양재섭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이 계획에 관한 중요한 세가지 먼저
○ 우리나라 도시계획가들이 만든 최초의(전국,다른지역 포함) 도시계획이다.
○ 현재 서울의 중요한 초석이 되는 계획이다.
○ 70-80년대 전국의 다른 지역의 도시계획의 모델 계획으로 활용된 계획이다.
- 목표연도를 20년, 장기계획으로 두었음.
- 크게 한 3개 파트로 정리된 계획서로 볼 수 있음.
- 목표인구가 빠르게 채워졌기 때문에 70년에 수정계획이 만들어짐.
- 그외에 1.21 사태 등 안보요인, 강북 인구분산, 강남 확장 등의 이유로 수정.
- 전반적으로 현재랑 이어지는 흐름, 서울의 현재에 미친 영향으로 이어진 발표였음.
5장. 정수인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김현옥은 취임 한 달 된 시점부터 이 도시계획 전시회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
- 전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예산이 얼마나 늘었는지 각 제작 주체들이 어떻게 참여하고 역할 했는지 개관.
- 전시회에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 새로 서울로 편입된 지역에 대한 가로망이었다고 함.
- 제1번으로 배치된 건설사업이 세종로지하도사업이었는데, 그것은 김현옥의 제1사업이었기 때문
- 전시의 핵심 공간은 강남, 한강보다는 동부, 도심이었음
- 당시 전시장 배치를 구성(추정) (너무 재밌었다…)
- 국감에서 김현옥은 도시계획을 대시민전달, 3%수익자 부담에 대한 입장을 밝힘 -> 시민홍보물에 수익자부담에 대한 얘기가 있음.
- 측량지도가 시민들에게 공개된 것도 의미가 있음.
6장. 이승빈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강사)
- 문화연구 관점에서 도시계획에 대한 연구. 아마도 이번 연구진 발표 중 가장 다른 관점.
- 66년은 도시기본계획도 있지만, 서울은 만원이다라는 소설에 나타난 서울의 심상-문제적 도시, 66년의 도시계획은 도시이미지를 의식한, 역사적 분기라고 보는 관점.
- 대한뉴스의 경우는, 국가의 시점에서. 본다는 것. 서울의 시점이랑도 다르다는 것.
- 조정된 동선, "편집된" 시각화라는 표현.
- 미디어이벤트를 의식한 도시만들기. 도시이미지 생산. 도시이미지와 매체간의 상호 관계.
- 공보선전물도, 도시계획도, 편집적으로 서울을 다룸.
- 무엇을 선택해서 어떤걸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선택.
예정보다 길어졌던 장별 연구 발표 이후, 정수인 선생님 진행의 올해 8월에 있을 전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핵심은, 연구에 대한 건 연구자로서 망라하고 얘기할 수밖에 없지만, 시민들과 이 계획과 연구를 얘기할 땐 다른 언어로 치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뿌연 미래가 선명한 미래가 되기까지의 어떤 방향성, 내용들… 이런 걸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전시도 이 사이의 간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고.
도시를 상상하는 일은 행정가, 계획가, 건축가만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도시계획이 생활속에서 어떻게 증명될 수 있었는지를 생활속에서 증명하고자 하는 전시,
움직이고 작동하는 엔진으로써 도시계획을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셨다.
연구가 마무리 되고, 보고서로 나온지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시기획자가 "아직 열려 있는" 상태의, 가지고 있는 질문과 고민을 꺼내고 의견을 구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 자리가 진짜 특별하구나 다시 느꼈던 부분이다.
그리고 발표장에 오셨던 분들이, 도시,건축 분야의 연구, 논의에 있어 최전선에 계신 분들이어서… 질문/ 코멘트들도 좋았는데, 몇가지 짤막한 메모를 적어보면.
- 우동선 선생님: 이 계획을 반대했던 사람들의 이야기(3장), 문화연구관점에서의 비판적 부분들을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중요성
- 안창모 선생님: 전시로 할 때는 학술적인 성격이 부각되는 전시인지. 66년의 꿈을 중심으로 하는 것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 이 도시기본계획 그 다음 이어지는 김현옥의 사업이 한강개발이랑 여의도 개발인데 거기엔 이 계획이 하나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꿈같은 계획이다. 꿈을 꾼 사람들의 비하인드를 이야기할 것인지, 학술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이 아주 많은데, 그 갈래로 갈 것인지.
- 성나연 선생님: 이 도시기본계획 외에 다른 꿈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일부는 실행도 되고 한계도 있었을 것. 현재 결과물은 계획과 실행결과에 대한 게 조금 단순하게 엮이는 것 같아서 이부분을 더 들어가주면, 더 풍성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연구 결과물만이 아니라, 연구에서 전시로 가는 과정 자체를 열어서 보여주신 자리라 더 의미 있었고,
전시가 개막하면, 전시 연계 포럼/세미나도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서로 다른 세대, 다른 분과의 연구자들이 같은 밀도로 집중하는 발표장 공기가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원로 교수님들도 슬라이드를 꼼꼼히 촬영하고 메모하시고, 또 연구보고서 책 실물을 교차해서 보시는 장면들이, 거기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말이다.
-
"다시 모여 서울을 이야기 하자", 라는 아이디어가 앞으로의 과정에서도, 전시가 진행되고, 끝날 때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면 좋겠다. 그때도 최대한 참여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박물관이 물리적 기관으로서 인프라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책을 만들고, 사람을 모으고, 의견을 모으고, 전시를 만들고, 또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지식인프라가 정말 크구나, 생각했던 시간.
참고 링크)
서울도시기본계획'66 : 현대 도시를 만든 공간 각본 책 원문: https://museum.seoul.go.kr/www/board/NR_boardView.do?colExt8_1=&q_bookCate=&colExt8_3=&actionMethod=&sortName=&searchVal=&colExt8_4=&actionUri=&bbsCd=1012&endDt=&searchKey=TITLE___1002&sso=ok®Pwd=N&colExt8=&pageType=&sortOrder=&startDt=¤tPage=&seq=20260107090641640&ctgCd=&showSummaryYn=N
읽을 수록 밀도가 엄청난 보고서.
본문 뿐만 아니라 참고문헌-부록의 밀도도, 매우 높다.
서울 도시계획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북을 같이 보더라도, 실물 책을 소장하면서 보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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