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리기가 취미가 된 이후로, 내가 도시를 알아가고 이용하는 방법이 달라졌다. ‘달리기’는 ‘걷기’보다 같은 시간 동안 훨씬 더 긴 거리를 이동하며 살펴볼 수 있는 방식이다. 거기에, 달리는 속도감 속에서 보이는 도시의 풍경은 걸을 때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집 근처 뒷산의 산책로도, 한강의 물길도, 매일 출퇴근 길의 거리도, 그렇게 다니면 지겹지 않냐고들 했지만, 달릴 때 서울의 풍경이 지루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익숙한 서울의 거리를 달리는 것도 재밌지만, 새로운 도시에서의 달리기는 한 차원 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낯선 풍경 속에서 달리기는 속도가 느려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도시의 풍경만큼은 좋은 인상으로 마음 깊이 남았다. 도통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는 나이지만, "다른 도시에서의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