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구(市政硏究)

시정연구 창간호(1966) - 김현옥 시장 취임사

cityscape 2019. 10. 25. 12:50

취임사

 

서울특별시장 김현옥

 

 

삼백오십만 시민을 위해서 조석으로 분투노력 하시는 직원 여러분! 여러분께서 아시다시피 이번 정부발령으로 본인은, 그동안 학덕을 겸비하시고 풍부한 사회경험을 갖추신 전임 윤시장님의 뒤를 이어서 서울특별시장의 자리를 맡게 되였읍니다.  본인은 이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기에 앞서, 이 자리가 삼백오십만 시민을 주인으로 받들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오히려 그 책임과 의무에 어깨가 무거움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지금 본인이 느끼고 있는 이 의무감과 책임감은 비단 본인에 국한한 것이 아니며, 앞으로 본인과 함께 일하게 될 전 시직원이 자각하여야 할 것이라는 밝혀두는 한편, 본인과 여러분이 혼연일체가 되어 삼백오십만시민의 복지증진에 전력할 것을 분명히 약속하는 바입니다.

 

 본인은 이 순간이 본인에게 주어진 영광스런 시간이라기 보다도 전 서울시민이 한결같이 복을 누려가면서 잘 살 수 있도록 일할 것을 다짐하는 귀중한 순간이라고 생각하며, 이 길은 곧 조국 근대화와 민족 번영을 위한 도약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 아시는 바와 같이 서울은 우리나라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또한 수도이므로 서울시의 면모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문화적 척도가 될 것이며 서울시의 행정은 곧 국가 전체의 행정적 표성이라는 것을 상기할 때 여러분은 이러한 수도행정에 종사하고 있다는 긍지와 책임을 느끼셔야 할 것입니다.

 남을 비방하기에 앞서 자신을 성찰하고, 남을 책하기 전에 자신을 책할 줄 아는 아량과 겸양이 있는 가운데 인화와 단결이 있을 수 있으며, 희생정신이 솟아나는 것입니다. 직책은 상호 아량과 겸허로써 인화를 조성하고 단결 협십하여, 사리사욕에 앞서 온 시민을 위해 일하여 주실 것을 기대하여 마지 않습니다.

 

 삼백오십만시민 나아가서는 전국민과 정부가 오늘을 계기로 하여 서울시가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에 깊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는 것도 다 같이 명심하여야 할 것이며, 오늘을 계기로 해서 집적될 우리의 노력과 열의가 결코 이 기대를 헛되이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첫 출발은 본인 자신을 비롯하여 시 전직책 한사람 한사람의 정신자세에서 비롯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장이나 과장이나 계장이나 또는 실무자까지도 다같이 일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부에서 어떤 모임이 있을 때마다 거듭 강조되는 사항입니다마는 결코 진부한 법령에 얽며여 정도를 그릇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며 안일과 무사만을 추구하여 기계처럼 동작하는 습성을 탈피하고 능동적이고 창의적이며 움직이는 행정, 생산하는 행정을 해달라는 것을 부탁하는 바입니다.

 

 노력은 부하에게 강요하고 공은 자기가 독점하려는 부조리나, 상하 의견소통이 불투명한 요인을 제거하여 참신한 새공무원의 사회를 조성함으로써 오늘 이후 삼백오십만 시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참된 시민의 집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리하여 우리 세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어떠한 난관과 애로가 있더라도 우리가 기필코 성취하려는 정력과 지성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세대에서 하여야 할 일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려는 안일한 사고방식은 오늘 이후 깨끗이 불식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민이 납부하는 세금은 재건으로 하고 우리 인적 자원을 최대한으로 동원하여 여기에 천혜의 재산인 지력을총집수하여 우리에게 부하된 임무를 다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본인은 어떠한 어려움이나 괴로움이 있을지라도 그것이 시민을 위하는 일이라면 이를 감수할 것이며 또한 여러분이 하고자하는 일이 시민의 복지를 위하는 길이라고 판단했을 때 본인은 여러분의 편에서 여러분을 뒷받침하고 여러분의 힘이 될 것입니다. 본인의 이러한 신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본인의 이러한 의도를 받아 드리지 못하는 직원이 있다고 하면 불행이 아닐 수 없읍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전지전능을 다하여 우선 복받을 수 있는 새로운 서울의 재건을 위하여 일을 하다가 역불급하고 난관이 있을때는 서슴치 말고 본인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본인은 기꺼이 여러분의 힘이될 것이며 그 선에서부터 본인이 책임질 것을 분명히 말해두는 바입니다. 그 대신 여러분 자신도 하나의 일을 결정짓고 밀고 나갈 때 여러분의 신념과 여러분의 철학이 시민과 직결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 이후 우리는 시민을 위해 있는 것이며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임을 재각성하여 서로 믿고 아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소의 어려운 문제를 여러분의 지혜와 능력으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려는 욕심과 각오를 밝히면서 본인 자신이 우선 여러분에게 분명히 약속드리는 동시에 삼백오십만 시민에게 맹세하려는 몇 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나는 우리 삼백오십만시민을 주인으로 모시렵니다. 삼백오십만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고 출발하려합니다.

 둘째 나는 일을 통해서 내 주인인 시민에게 보답하고자 합니다. 나는 시민을 위해서 오직 신념과 지성으로 일관하려고 합니다. 나는 계명과 인화로 민주의 공도를 걸을 것을 약속합니다. 나는 내가 할 일을 분명히 밝히고 언제나 책임질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끝으로 서울이 복받을 수 있느냐 서울이 조국의 근대화와 민족 번영에의 길에 단 한 시간이라도 하루라도 단축할 수 있느냐 하는 요체는 이 자리에 참석한 직원과 또 참석하지 못한 위리 시 전직원이 애국지성과 일하려는 열성의 척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시직원 여러분! 여러분과 나는 허심탄회 흉금을 털어놓고 의논하고 마음과 힘을 합쳐서 우리가 하는 대소의 일이 삼백오십만 시민과 반드시 직결되어 한시라도 하루라도 빨리 복지 서울을 재건하기에 전력하여 줄 것을 재삼 당부하면서 취임사를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