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2

연구와 달리기

책 아홉살 인생>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아홉은 정말 묘한 숫자이다. 아홉을 쌓아 놓았기에 넉넉하고, 하나밖에 남지 않았기에 헛헛하다. 그 아홉이 지나면 또다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기에 불안하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이건 모두 십진법의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지만, (후략)" 20년도 더 전에 읽었던 이 책에서 저 십진법의 숫자놀음이라는 문구만 유난히 오래 남았다. 주인공이 누구였는지, 어떤 배경이었는지도 흐릿해지는 동안에. 자주, 어떤 눈금을 버텨야할 때마다 십진법의 숫자놀음을 생각했으니까. 다음 10이 될때까지, 안되면 다음 5가 될때까지 버텨보자, 30초만 더 해보자, 1분을 채워보자 등등. 달리기는 십진법의 숫자놀음과 친한 운동이다. 시간, 거리, 칼로리 세 계기판이 쉼없이 돌아가는 트레드밀에..

노트 14:41:58

지역마라톤 대회와 관계인구 : 지역을 알기-관계 맺기 그 사이

달리기가 취미가 된 이후로, 내가 도시를 알아가고 이용하는 방법이 달라졌다. ‘달리기’는 ‘걷기’보다 같은 시간 동안 훨씬 더 긴 거리를 이동하며 살펴볼 수 있는 방식이다. 거기에, 달리는 속도감 속에서 보이는 도시의 풍경은 걸을 때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집 근처 뒷산의 산책로도, 한강의 물길도, 매일 출퇴근 길의 거리도, 그렇게 다니면 지겹지 않냐고들 했지만, 달릴 때 서울의 풍경이 지루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익숙한 서울의 거리를 달리는 것도 재밌지만, 새로운 도시에서의 달리기는 한 차원 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낯선 풍경 속에서 달리기는 속도가 느려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도시의 풍경만큼은 좋은 인상으로 마음 깊이 남았다. 도통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는 나이지만, "다른 도시에서의 달리기..

노트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