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통해 알게된 중앙청 앞에 있었던 '광화문호텔' 건물.
1926년에 개업한 호텔이란 것도 그렇고, 미군정이 숙소와 사무실을 썼다는 사실도 그렇고, 호기심이 가는 건물이었다.
그렇게 머리속에 계속 남아있었는데, 과거 사진자료를 살펴보다가 이 건물이 포착된 사진을 몇 가지 찾을 수 있었다.
아래는 1958년의 사진이다.
건물 상단에 써있는 HOSPITAL! 호텔이 아니고 병원.??!!
옆면엔 한자?가 있는 것 같고, 두번째 글자가 大인지 太인지
다섯 글자로 병원이름이 써진 듯 하다.
1958년 서울 한복판에 3층 규모 병원이라면, 신문기사에도 있을 것 같았다.
오래전 지도에서 이 건물의 지번을 찾아 '세종로 68'로 검색해봤다.
그리고 마주한 기사.
이기붕의 감춰진 재산을 밝히는 기사 중, 부인 박마리아의 소유 건물로 세종로68의1, 이태리병원이 등장한다.
(이기붕과 박마리아는 1960년 4월에 사망했다.)
건물 모양도 이태리병원이 맞다. 58년도엔 한문으로 쓰였던 것이 <이태리> 한글로 써져 있다. 두번째 한자는 아마도 太였나보다.
건물의 주소를 알고, 이름을 알고, 관계된 인물도 파악되었으니
이제 주소/이름/인물을 조합하면 기사를 좀 더 찾아볼 수 있겠다.
이태리병원은 '적산이었는데 관재청으로부터 불하받은 것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미군정때 숙소로 쓰다가, 혼란기에 유력 정치인의 소유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태리병원이 기사에 다시 등장하게 된 건 약 1년 반 뒤, 예총이 입주하면서다.
1962년 2월, 예총이 중앙청 앞 옛 이태리병원 자리로 옮긴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1964년 12월까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1983년 예총 건물관련 기사(매경,1983년 02월 07일)에서는 이 건물에 예총이 64년까지 입주해있었고, 현재는 도로확장으로 없어졌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기붕/박마리아 건물로 소유가 밝혀지고 약 2년 뒤, 예총이 입주해있던 시기의 기사다. 여러 차례의 경매공고가 있어도 이태리병원 건물은 팔리지 않았다고 언급한다.
(참고로 이기붕의 자택은 1963년에 국가에 환수되어 ‘4·19혁명 희생자 유족회’의 사무실로 사용되다 현재 ‘4·19기념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이 건물은 언제까지 남아있었을까? 예총이 나가고 어떻게 사용되었을까? 이후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까지 찾을 수가 없었다. 몇몇 사진을 통해서 철거시기를 대략 추측할 뿐이다.
1969년-1974년 사이에 광화문앞 도로가 확장되면서 건물이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 시기의 사진이나 지도를 찾다보면 건물의 끝무렵을 좀 더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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